이 책은 2001년 전미도서상 수상을 비롯해 퓰리처상, 전미비평가협회상, 펜/포크너 문학상, 임팩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며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선정 도서가 되는 등 그해 최고의 화제작이 되었다. 또한 영미 주요 언론 및 아마존, 반스앤노블 등에서 뽑은 2000년대 최고의 소설 Top10에 오르기도 했다. 인생수정은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를 서양에 옮겨 놓아 쓰여진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가부장적인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다섯 식구들의 다양한 삶의 형태를 독자들에게 보여 주면서 자신들만의 인생으로 수정되는 모습을 보여 주는 스토리다. 800페이지 가깝게 쓰여진 책으로 읽다가 솔직히 힘들어서 중단도 많이 했다. 한 번은 책을 읽다가 잠깐 졸아서 회사에 15분 지각한 적도 있다. 잠이 잘 오지 않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아버지인 앨프레드는 다니던 철도회사가 파산하고 점점 나이가 들어 노인으로 전락하여 파키슨병에 걸려 결국은 힘은 없어지고, 점점 고집만 세지는 가족의 간호를 받지 않고 살 수 없는 환자로 변한다. 그의 아내 이니드는 평생 우리의 어머니 같이 남편의 권위에 눌려 살다가 남편 그늘 아래서 벗어나려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살림도 바꾸고, 의자도 교체하고, 목욕탕도 수리해서 눌리어 왔던 삶의 현장에서 탈출하려고 부단히도 노력한다. 내가 어렸을 때 주위에서 속깨나 썩고 사는 친척한테 이런 말을 들었다. ‘당신이 병들어 누우면 모든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다’ 지금부터는 적지않은 나이 75세 부터 독립된 그리고 그늘에서 벗어나 나만의 인생을 살아 보겠다는 외침으로 들렸다.
‘아버지 한테 이것만은 않 닮을꺼야’ ‘내가 고참되면 쫄병들 절대로 기합도 않주고 구타도 없어’ 이런 말 믿는 사람 없지요? 큰아들 개리가 이처럼 전철을 밟아가며 가정의 불화와 우울증으로 시달리면서 부전자전 삶을 살아 간다. 작은 아들 칩은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많이 남는 인물이었다.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면서 대학에서 쫓겨나가서 리투니아로 건너갔다 돌아오는 과정이 ‘돌아 온 탕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때 다른 식구들은 다 돌아 왔는데 늦게 도착하는 칩을 기다리면서 문 덜컹하는 소리, 바람이 스치는 소리에 아들이라고 반응하고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그리움이라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드니즈는 개성이 아주 강한 딸로서 요즘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동성애의 삶을 살면서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사업을 하는 커리우먼이다' 다섯 식구들의 각 각의 삶을 통해 복잡하고 골치아프고 그리고 부조리한 인간사회를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들어내 준다. 항상 건강하실때 얼굴도 대하기 어려웠던 아버지가 어느날 ‘고맙다’ 하는 말을 자녀들에게 할 때 우리는 슬픈 마음이 생긴다. 이 책에서는 “나 좀 도와다오”라고 부탁한다. 결국은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해야 직성이 풀렸던 앨프레드의 삶도 마지막에서는 자기의 인생을 ‘수정’한다.
